『Oni ne pafas en Jamburg(얌부르크에는 총성이 울리지 않는다)』 <번역>의 소감......

 

어머니말이 내가 태어나 커가며, 살아가는 곳의 문화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좋은 도구라면, 국제어인 에스페란토는 국제화된 오늘날 내 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문화를 깊이 있게 알게 해 주는 좋은 길라잡이가 됩니다.

자유로운 해외여행과, 나날이 발전하는 인터넷 등으로 세계가 더욱 가까워진 오늘날, 에스페란토는 우리에게 나 아닌 다른 사람, 다른 도시사람, 다른 나라사람, 다른 언어권의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국제 사회의 교양어로서, 지구인 서로를 사랑과 평화로 연결해 주는 교량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그 범위는 넓혀질 것이라고 봅니다.

율리오 바기(Julio Baghy)의 작품 『초록의 마음』은 우리 나라와 국경을 맞닿고,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곳인 러시아의 부동항인 블라디보스톡 인근의 여러 도시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시간적인 배경은 1910년대 후반과 20년대 초반, 우리나라로선 일제의 압박아래 신음하고 있을 때입니다. 저자는 러시아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곳 사람들이 어떻게 에스페란토를 배우고, 익히고, 활용하고 있는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삶의 가장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에스페란토는 사람과 사람을 사랑과 평화로 연결해 주고, 나의 문화와 남의 문화를 이해하게 해 줍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 러시아의 얌부르크를 배경으로 하는 미카엘로 브론슈테인의 흥미로운 작품 『얌부르크에는 총성이 울리지 않는다』는 1975년 전후 소련 체제 하에서 솔제니친이라는 한 문학거장이라는 인물을 배경으로 당시 소련의 청년 에스페란티스토들의 삶과 그들의 운동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사회주의 하에서 소련의 정치가 국제어 에스페란토와 이를 사용하는 에스페란티스토들을 어찌 보고 있는지, 그런 체제 하에서 에스페란티스토들은 어떻게 삶과 운동을 이어 갔는지를 저자인 미카엘로 브론쉬테인은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20년 전으로 돌아가, 당시를 회상하는 작품을 그려 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에스페란토 교육을 어떻게 전개하고, 또 우리 사회와, 우리 정치 현실에서 에스페란토의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 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작품 외에도 『고블린스크 도시』 등 수많은 작품을 발간했고, 번역작품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독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의 작품 세계에 한 번 빠져보는 것도 에스페란티스토로서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역자는 에스페란토 입문 초기에 율리오 바기의 작품 『초록의 마음』과 함께, 또 척박한 정치환경 속에서 꿋꿋이 에스페란토 운동을 이끌어 온 작품 『얌부르크에는 총성이 울리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에스페란토 세계와 에스페란티스토들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더욱 더 가지게 되었답니다. 에스페란토를 배우고 익힘이 세상의 진리, 진실에 접근하는 한 방법임을, 나의 번역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방법임을 알았으니까요.

역자는 ‘국제어 에스페란토와 구 소련의 정치상황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라고 묻는 이들에게 이 작품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자 합니다.

이 『Oni ne pafas en Jamburg』를 통해 따뜻한 마음과, 사랑과 평화를 염원하는 에스페란티스토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 저자인, 브론쉬테인은 러시아 문학의 한 형태인 바르도 시를 에스페란토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의 인터뷰가 부산일보에 지난 2015년 실렸는데, 여기 후기에 실어 두었으니, 한 번 읽기를 권합니다. 이 작품의 번역을 마칠 2월 26일에 저자는 “한국어 독자를 위한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이 서문을 읽어보시면, 저자의 에스페란토와 에스페란티스토의 삶을 압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역자에게 이 책의 번역과 출판권을 기꺼이 허락해 주었습니다. 이 번역본에는 유명인사들이나 지명에 대해 약간의 각주를 달아 놓았습니다.

에스페란토를 제대로 잘 배워 익히면 에스페란토 세계가 한결 더 가깝게 느껴질 것입니다.

한편으로, 우리 주변에 에스페란토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특히 대안교육에서 적극적으로 에스페란토를 교과목으로 선택해 지속적으로 학습과정을 이어나가는 것과 경희대학교, 단국대학교, 원광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 여러 대학교에서 에스페란토를 정규교과목으로 인정하여, 교육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언어 학습의 4가지 활동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이 주로 교사(강사, 지도자)와 학습자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다면, 오늘날에는 이 4가지 활동에 각종 개인용 휴대기기들을 활용한 학습이 기획되고 운용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습 지도자의 전략적 계획 수립과 실천, 배우는 이의 열정과 의지와 시간 투자라는 것이 맞물려야 학습 효과가 나는 것입니다.

최근의 학습 분위기에 맞춰, 에스페란토 문법을 배우면서 또는 배운 뒤, 학습지도자의 계획 하에 이 4가지 활동을 지원하는 교재로서 이 『Oni ne pafas en Jamburgo(얌부르크에는 총성이 울리지 않는다)』<에스페란토-국어 대역판>은 적절하지 않은가 봅니다.

만일 혼자서 학습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에 나와 있는 원서를 하루에 일정한 시간을 내어 정기적으로 읽고, 쓰기를 권합니다. 마찬가지로 원문 아래에 우리글 번역이 함께 있어, 학습자의 이해를 도울 것입니다.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다양한 교육방식을 제공하는 한국에스페란토협회 교육담당 박용승 부회장(s-ro Nema)의 시도를 눈여겨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시도에 발맞추어, 이 대역본은 많은 이야기 꺼리를 제공해 줄 학습서 역할도 해 줄 것이라 보입니다.

한편으로 지난 번역후기에도 밝혔듯이, 이 책은 지역의 에스페란토지도자들도 이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에스페란토 학습 구성을 통해 자신의 학습자들이 지속적으로 에스페란토계에 남아, 에스페란토 운동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합니다.

역자의 경험에 따르면, 원서를 따라 읽고, 그 뜻을 생각해 보고, 또 원서를 한 페이지씩 학습자가 써 보면서 익힌다면, 또 다른 에스페란티스토와의 만남에서 이와 같은 문체를 익혀 내 사정에 맞춰 말해 본다면, 그 학습은 생각보다도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교재와 도구가 있더라도 무용지물입니다.

또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주관의 에스페란토실력검정시험이나 에스페란토 국제공인시험 (UEA-KER 시험) 등에 도전하는 이에게도 이 책은 효과적입니다.

올해 세계에스페란토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세계에스페란토대회 참석을 준비하는 이에게도 더욱 효과적인 학습 교재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대역본을 발간하면서 생각나는 한 분이 계십니다. 한국에스페란토협회를 이끌어 오시고, <La Espero el Koreujo>의 발간사업을 주도해 오신 한무협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의 헌신적 활동과 정기간행물 발간사업을 통해 한국 에스페란토계의 문화와 문학이 더 한층 깊어지고 넓어진 것을 역자는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이 대역본이 그동안 선배 에스페란티스토들이 이루어 온 업적에 후배들이 동참하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독자 개개인이 에스페란토 실력을 높여, 우리가 지향해야할 평화로운 사회, 국제 사회에서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들을 함께 이루어 나가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간혹 나올지도 모를 오탈자나 오역은 모두 역자의 몫이니, 지도자는 이 책으로 가르칠 때 고쳐 주시고, 학습자는 사전 등을 활용해 정확히 그 문맥을 이해하길 바랍니다.

 

끝으로 제 번역시도에 대해 혹시 독후감을 보내시려는 이가 있다면, 제 이메일([email protected])로 보내주시면, 즐거운 마음으로 읽겠습니다.

역자의 글 한 줄 읽기보다는 이 『Oni ne pafas en Jamburg(얌부르크에는 총성이 울리지 않는다)』<에스페란토-국어 대역판>의 첫 페이지를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그럼, 이제 책장을 넘겨 보시죠!

2017년 3월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유성에서의 봄학기 학습을 기다리며

부산에스페란토문화원에서

역자 올림